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이런 순간을 경험하신 적 있으신지요. 주일 아침에 예배를 드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지하철 안에서 한 어르신이 자리 없이 서 계십니다. 좌석은 있고, 마음 한켠에는 "일어나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스칩니다. 그런데 몸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피곤하고, 내릴 정거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핑계가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집에 돌아와 저녁 기도를 드리면서 그 장면이 다시 생각납니다. 고백은 있는데, 그 고백이 삶에서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가. 하는 질문 앞에서는 자꾸만 머뭇거리게 됩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살펴볼 말씀은 바로 이 질문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야고보서 2장, 행함이 있는 믿음에 대한 말씀입니다.
야고보가 예로 드는 장면이 있습니다.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굶주렸을 때 "평안히 가라, 덥게 하라, 배부르게 하라"고 말만 하고 실제 필요한 것을 주지 않는다면, 그 말이 무슨 소용이냐는 것입니다. 믿음도 이와 같습니다. 행함이 없으면 그 자체가 죽은 것입니다.
여기서 야고보는 믿음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행함을 통해 드러나지 않는 믿음, 말과 고백만 있고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표현되지 않는 믿음은 살아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믿습니다"라고 고백하면서도 정작 믿음이 요구하는 자리에서는 비켜서곤 합니다. 그 간격이 야고보가 이 편지에서 직접적으로 지적하는 것입니다.
야고보는 아브라함의 이야기를 불러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믿었습니다. 그런데 그 믿음이 진짜라는 것을 보여준 것은 바로 이삭을 드리려 했던 그 행동이었습니다.
"행함으로 믿음이 온전하게 되었느니라." 행함은 믿음을 대신하는 것이 아닙니다. 행함은 믿음이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행동은 그의 믿음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이미 있던 믿음을 세상에 드러낸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믿음의 행함은 어떤 모습일까요? 야고보가 말하는 행함은 거창한 무언가가 아닙니다. 오늘 아침 피곤한 몸을 이끌고 예배 자리에 앉아 있는 것, 그게 이미 믿음의 행함입니다. 회사에서 불의한 일을 요구받을 때 조용히 거절하는 것, 그게 믿음의 행함입니다. 한 달 수입이 빠듯한데도 헌금을 드리며 하나님께서 채워주실 것을 신뢰하는 것, 그게 믿음의 행함입니다. 퇴근하고 녹초가 된 몸으로도 아이 곁에 앉아 하루를 나누는 것, 그게 믿음의 행함입니다.
한 형제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아이가 둘 있는 30대 중반의 직장인이었습니다. 교회는 다니고 있었지만 소그룹에는 오랫동안 나가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바쁘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 형제는 자신의 한 달 달력을 펼쳐봤습니다. 야근, 운동, 친구 모임, 유튜브 시청 시간은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그런데 공동체를 위한 시간은 없었습니다. 그 순간 형제는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바빠서 못 간 게 아니라, 우선순위가 달랐던 거라는 것을."
그날 이후 그 형제는 소그룹을 달력에 먼저 고정시켰습니다. 그 작은 결단 하나가 그의 신앙 전체를 다시 살아나게 했습니다.
우리의 달력과 우리의 지갑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거기에 우리의 진짜 믿음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 이 말씀 앞에서 조용히 생각해 보십시오. 나의 시간이 가장 많이 향하는 곳은 어디입니까? 나의 돈이 흘러가는 곳은 어디입니까? 그것이 곧 나의 진짜 우선순위이고, 나의 진짜 믿음의 모습입니다.
행함이 있는 믿음으로 우리를 이끄시는 분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의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 계신 성령께서 우리를 행함의 자리로 이끄십니다. 그래서 행함은 율법적 의무가 아니라 감사의 응답입니다.
이번 주 한 번의 구체적인 행동으로
꺼내보십시오.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한 지체에게 먼저 손 내밀기. 그동안 미루었던 헌신 한 가지 실천하기. 혹은 오늘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솔직하게 하나님 앞에 나아오기.
그 한 발이 여러분의 믿음을 살아있게 만들 것입니다.
우리가 완벽하게 해내지 못해도, 그분의 은혜는 여전히 우리를 붙들고 있습니다.
이번 한 주간, 달력을 펼쳐보시겠습니까? 지갑을 들여다보시겠습니까? 거기에 나의 진짜 믿음이 있는지 점검해 보십시오. 그리고 오늘 이 예배를 마치고 한 가지 구체적인 결단을 가지고 가십시오.
달력을 펼치며 · 지갑을 들여다보며 · 한 발을 내딛는 한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