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바른믿음교회 성도 여러분, 주님께서 지으신 새 주일 아침, 이렇게 함께 모여 예배드릴 수 있음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혹시 이런 경험을 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새벽 두세 시에 눈이 번쩍 떠지셨던 경험 말입니다. 자녀 걱정, 건강 걱정, 집안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머릿속에서 빙빙 돌아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었던 그런 밤 말입니다.
살면서 쌓아온 걱정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요. 자녀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몸이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하면서 찾아오는 두려움, 오래된 가정의 갈등,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겠다는 막막함. 이런 것들이 우리의 가슴을 짓누를 때가 있습니다.
오늘 하나님의 말씀은 바로 그 자리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염려하지 말라고요. 그리고 그 자리에 하나님의 평강이 임할 것이라고 약속하십니다.
빌립보서는 사도 바울이 로마 감옥에 갇혀 있을 때 쓴 편지입니다. 자유를 빼앗긴 채, 언제 사형 선고를 받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편지 전체에 흐르는 감정은 기쁨과 감사입니다. 감옥 안에서, 고통 속에서, 바울은 도대체 어떻게 그런 평강을 가질 수 있었을까요.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 대신에 기도와 간구로,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고 하십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울이 염려하지 말라고 명령한 뒤에 바로 그 대안을 제시한다는 겁니다. 단순히 염려를 억누르거나 마음을 강하게 먹는 것이 아닙니다. 그 염려를 하나님 앞에 가져가는 겁니다.
모든 지각에 뛰어난 평강이란 무엇입니까. 인간의 이해를 초월하는 평강입니다. 상황이 해결되지 않아도, 병이 낫지 않아도, 자녀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안에 깊은 고요함이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이 평강입니다.
한 권사님을 심방한 적이 있었습니다. 남편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셨고, 몸도 많이 편치 않으셨습니다. 자식들도 멀리 살아 자주 찾아오지 못했습니다. 사람이 보기에는 외롭고 힘든 상황이었는데, 그 권사님은 오히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목사님, 저는 요즘 참 평안합니다. 아침에 눈 뜨면 하나님께 감사하고, 저녁에 눈 감을 때도 감사해요. 오늘 하루도 하나님이 제 손 잡아 주셨거든요."
그 말씀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오늘 바울이 말하는 모든 지각에 뛰어난 평강이었습니다.
이 평강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온다고 성경은 분명히 말씀합니다. 상황이 주는 것이 아닙니다. 건강이 좋아져서, 형편이 나아져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을 때, 그분과의 살아 있는 연결 속에 있을 때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 있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라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자족을 배웠다고 합니다. 이것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배워서 익히는 것임을 바울은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그렇다면 그 비결은 무엇이길래 감옥 안에서도, 배고픔 속에서도 이 고백이 가능했을까요.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자족은 내 의지의 강함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라는 표현이 이 구절의 핵심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능력의 원천이십니다. 바울이 감옥 안에서도 자족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특별히 강인한 사람이어서가 아닙니다. 그리스도께서 그 안에서 능력을 공급하셨기 때문입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는 자기 힘으로 열매를 맺지 않습니다. 포도나무에서 흘러오는 수액을 통해 열매를 맺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거할 때, 그분이 우리 안에서 일하실 때 평안이 흘러 들어오고 자족이 이루어집니다.
오랫동안 관절이 좋지 않아 교회까지 걸어오시기가 몹시 힘드신 집사님이 계셨습니다. 어느 날 "집사님, 이렇게 불편하신데 꼭 나오셔야 하느냐"고 조심스럽게 여쭤보았습니다. 그분은 웃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목사님, 저는 주님 앞에 나와 앉아 있는 이 시간이 없으면 한 주를 살 수가 없어요. 여기서 힘을 받아가거든요."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 안에서 능력을 공급받는 삶입니다. 자족은 혼자 강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분께 붙어 있는 겁니다.
바울은 6절에서 매우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줍니다. 염려하는 마음이 생길 때 그것을 혼자 붙잡고 있지 말고, 즉시 하나님 앞으로 가져가라는 겁니다. 기도와 간구와 감사함으로 아뢰라는 겁니다.
나이가 들수록 마음속에 쌓이는 염려들이 있습니다. 건강에 대한 걱정, 자녀에 대한 걱정, 깊어지는 외로움, 남은 시간에 대한 두려움. 이런 것들을 마음 안에서 혼자 감당하려 하면 그 무게가 너무 큽니다. 그런데 하나님께 아뢰면 어떻게 됩니까.
지키시리라는 표현은 원래 군사 용어입니다. 군인이 요새를 지키듯 파수꾼처럼 지킨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염려를 하나님께 아뢸 때, 하나님의 평강이 우리 마음 앞에 서서 보초를 서 주십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염려를 하나님 앞에 내려놓는 겁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우리가 약해질수록 그리스도의 능력이 더 온전하게 나타납니다. 우리의 약함이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그 약함 속에서 그리스도의 능력이 더욱 빛납니다.
오늘 말씀의 핵심은 이겁니다. 하나님의 평강은 상황이 좋아질 때 오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염려를 내려놓을 때 찾아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앉으신 성도님 중에 지금 마음이 무거우신 분이 계실 겁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잠깐이라도 하나님께 오늘 하루를 아뢰시기 바랍니다. 마음이 무거울 때 속으로라도 "하나님 아버지, 이 염려를 주님께 드립니다"라고 고백하십시오. 그 짧은 기도가 하루를 바꿉니다. 그 기도 위에 하나님의 평강이 임하고, 그리스도의 능력이 흘러들어옵니다.
오늘 집에 돌아가시거든 마음에 가장 무거운 염려 한 가지를 하나님 앞에 내려놓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렇게 고백하십시오. "내게 능력 주시는 그리스도 안에서 나는 살 수 있다." 그 고백 위에 모든 지각에 뛰어난 평강이 임할 것을 믿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오늘 이 말씀을 허락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저마다 가슴 안에 내려놓지 못한 염려와 두려움을 품고 이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오늘 말씀대로 그 염려들을 주님 앞에 내려놓습니다. 우리의 힘으로는 할 수 없음을 고백하오니, 내게 능력 주시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모든 지각에 뛰어난 평강을 우리 마음에 부어 주옵소서.
이번 한 주간도 주님의 손을 붙잡고 걸어가는 복된 날들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